첫째날 월요일.
월요일 오전, 둘째가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 한명이 확진 되었다고 어린이집으로부터 연락 받았습니다.
하~~ 둘째 아이 코로나 검사 받아야 한답니다. 그거 나도 2번이나 해 봤지만 할 거 못 되지 않겠습니까. 코속 깊숙히... 으
회사에 얘기하고 조퇴한 나는 일단 어린이집으로 애 데리러 가야 했습니다. 가는 도중 어린이집 선생님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소독해야 한다고 빨리 와서 애 데려가 줄 수 없냐고... 회사가 1시간 거리에 있어, 이동 중 연락 받았고 30분 정도 걸린다 했더니 알았다고 합니다.
어린이집에 도착, 갑짜기 나타난 아빠를 보고 우리 둘째 어리둥절해 합니다. 그 사이 다른 아이들은 모두 하원 했다고 합니다. 미안 아빠가 너무 늦었다.
아이랑 손잡고 보건소로 향합니다. 도착해 보니 하필 점심시간이네요. 젠장...
어쩌겠습니까. 2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와 누룽지 끓여 간단히 점심 먹이고 시간 맞춰 다시 보건소에 갔습니다. 음... 좀 일찍 올 걸.. 줄이 어마어마 합니다.
왜이리 사람이 사람이 많은가 했더니.. 요새 확진자 수가 ㅎㄷㄷ 하지요.
긴 줄 기다리며 검사 전 미리 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QR코드 읽으면 코로나 검사 신청 페이지가 나옵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하는거에요.
회사에 얘기 했으니 나도 검사 해야만 할 거 같습니다. 그래야 내일 출근할 때 회사 사람들 맘 편하지요. 그래서 나와 아이 접수 합니다.
줄은 제법 빠르게 줄어듭니다. 생각보다 빨리 차례가 왔습니다. 아이를 옆에 두고 아빠 하는 거 잘 보라고 얘기 하고 코에 쑥~ 켁... 이번이 3번째지만 이건 적응이 안되네요. 그래도 티 안내고 검사를 마쳤습니다. 뭐 금방이니까.
준비된 의자에 앉히고, '아빠 하는 거 봤지.' 합니다. 아이 역시 금방 끝냈다. 자식 코에 쑥 들어오는게 놀랐을텐데 울지 않습니다. 아빠로서 뭔가 대견하네요...
아이 손을 잡고 보건소를 나와 집으로 걷는데, 아이가 말합니다. 여기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 ㅋㅋㅋ 그래 아빠도 다시 안 왔음 좋겠다.
놀란 가슴 쓸어내린 오전이지만 어후에 더 알아보니 다른 반 선생님이라 조금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첫째 아이 하교시간 할머니 대신 아빠가 왔지. ^^
둘째날 화요일.
큰일 났습니다. 청천벽력이 별건가요.. 어린이집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자가격리 대상이란 어린이집 공지 입니다. 젠장
큰 애는 학교 가는데 빈 집에 둘째 혼자 둘 수도 없고. 남감합니다.
보건소에서 연락이 올 거라는데 기다리다 너무 안와서 전화 해 봤더니, 요새 확진자가 많아 연락이 늦어진 거랍니다.
여러분 거래두기 잘 하세요. 걸리면 이런 민폐도 없잖아요.
담당공무원이 보내 준 자료를 읽어보면
1. 어린이가 자가격리 대상이면 보호자 한명이 지정되어 같이 격리 합니다. 우리는 애 엄마가 하기로 했습니다. 전 이미 몇 번 조퇴를 해서 회사에 얘기 못 하겠더라구요.
2. 자가격리 앱 깔고,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켜 달라 입니다. 그리고 물품지원이 있었습니다. 택배로 왔고 내용물은 즉석밥류 과자류 세정제류..
3. 집에서 격리 할 경우,저희집은 애엄마와 둘째가 같이 집에서 격리 하기로 했습니다. 애와 함께 격리 시설로 들어가는게 더 힘들겠다는 판단 이었습니다. 저와 첫째는 방도 따로 쓰고 욕실 수건 등도 따로 쓰고 밥도 따로 먹고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회사에 그리고 첫째아이는 학교에 가족 중 격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답니다.
4. 격리가 끝 난 후 격리자 지원금 신청하세요 입니다. 격리 기간 수칙 잘 지키면 신청 할 수 있습니다. ㅎㅎ
뭐, 이 정도가 격리가 무사히 끝난 지금도 기억나는 내용입니다.
큰 아이 선생님과 통화 하니 학교 방침은 가족 중 격리자가 있으면 등교 하지 않는 것 이랍니다. 학교 돌봄교실에 있던 아이를 중간에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큰아이도 내일부터 등교 하지 않고 집에서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코로나 검사 결과는 당연히 음성이었습니다.
어린이집 다른 부모님들과 소통하기 시작 했습니다. 여러 정보들이 톡으로 올라오고 경험들을 나누며 서로 위로의 톡을 주고 받습니다.
세째날 수요일
오늘 부터 저는 출근 하지만, 애엄마와 두 아이이 진정한 자가격리가 시작 되었습니다. ㅎㅎ
저녁에 집에 와서 얘기 들어보니 집안에서 모두 마스크 쓰고 창문은 항상 열어두고 지냈다 합니다. 저도 집에 와서도 마스크 쓰고 지내라 합니다. 당연 그렇게 했고, 잘때만 각방에서 마스크 벗고 잘들었습니다.
네째 다섯째 날 목요일 금요일
애들은 그냥 애들 입니다. 마스크 쓰고 둘이 잘 놀았답니다. 이럴땐 아이가 둘인게 좋습니다.
여섯째 일곱째 날 토요일 일요일
주말이어도 외출은 못 하고 집안에서 애들과 놀았습니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또 있겠냐싶어 잘 놀아주기로 합니다.
여덞 아홉 열번째 날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애들은 잘 놀고 애들 엄마는 답답해 하지만, 줄을 정도는 아닙니다.
내일은 가족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합니다.
열한번째 날 목요일.
오늘은 온 가족 모두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 결과를 큰아이 학교에 작은아이 어린이 집에 집사람 회사에 저도 회사에 알려줘야 합니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내일 정오를 기해 자가격리 해제입니다.
우선 집을 나서는 일이니 담당공무원에 미리 연락해야 합니다. 전화 통화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보건소에 도착 하니, 오늘도 긴 줄이 맞아주네요. 자가격리 대상자는 줄이 다릅니다. 그래서 애들 엄마와 둘째는 자가격리 대상자 줄에 서고, 큰아이와 저는 일반 줄에 섭니다. 그리고 역시 QR코드 읽어서 코로나 검사 신청 합니다.
검사 받고 다른데 들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집에 돌아와 점심 먹고 또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ㅎㅎ
큰아이와 저는 저녁 때 음성이라고 문자 왔습니다. 오늘까지 별다른 증상 없었으니 당연히 예상 했습니다. 그래도 음성 문자 받으니 홀가분해 집니다.
열두번째 날 금요일
출근해서 일하다 연락 받았습니다. 애들 엄마와 둘째아이까지 음성이라고. 정오가 지나 애들 할머니댁에 가서 점심 먹을 거랍니다. ㅎㅎ
학교로 어린이집으로 각자의 회사로 음성결과를 알려줍니다. 이렇게 12일만에 자가격리가 끝났습니다.
원래 자가격리 기간은 14일이잖아요. 근데 12일만에 끝이 난 건, 추측에 확진된 선생님이 금요일에 확진 되고 저희가 월요일 연락받기 까지 걸린 토일 2일을 덕 본 거 같습니다.
다시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러분 코로나 조심 합시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 기적 같은 일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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